

미국에선 학부 졸업 후 초봉 2억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가 존재한다. 하나는 개발자가 되어 실리콘밸리로 가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월스트릿 투자은행에서 일하는 것이다. 개발자야 직관적으로 무슨 일을 하는지 느낌이 오지만 보통 사람들은 투자은행이 뭐고 금융권 사람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왜 그렇게 돈을 잘 버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금융맨이 되고 싶어요 시리즈로 금융업 안엔 무슨 일들이 있는지, 뭘 하는지, 어떻게 금융권에서 일 할 수 있는지 등을 다뤄보려 한다.

금융기관엔 앞서 말한 투자은행뿐만 아니라 여러 분야가 존재한다. 간략하게 알아보자.
1. 상업은행 (Commercial Banks)

ATM을 안 써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우리가 "은행업무"를 보러 번호표 뽑고 줄 서는 국민은행, 신한은행 등이 상업은행들이다. 개인이나 중소기업들을 상대로 예치 및 대출(Deposit and Loan)을 해 주는 곳이다. 주 비즈니스 모델은 대출인데, 대출 이자로 돈을 버는 구조이다.
하지만 OTH(originate-to-hold)에서 더 높은 수익성과 낮은 리스크를 위해 OTD (originate-to-distribute) [쉽게 말하자면 기존에는 대출 만기 때까지 이자를 받으며 수익을 올리다가 바뀌면서 대출을 묶어 팔기 시작했다]로 바꿨는데 대참사(!)가 일어났다... 그건 다음에 세밀하게 알아보자.
2. 금융업의 꽃, 투자은행 (Investment Banks)

우리가 금융, 월가 하면 보통 떠올리는 사람들이 있는 곳이다. 투자은행이란 쉽게 말해 중재자 역할이다. 여러 기업들이 IPO, M&A, 회사채 발행 등이 필요할 때 자금조달, 가치평가(valuation) 등을 통해 절차를 쉽게 해주는 금융 서비스업이다. 여러 큰 기관들과 회사들에게 브로커나 어드바이저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면 편하다. 주 비즈니스 모델은 그 절차를 도와주며 받는 수수료다. 이 투자은행들이 월가의 상징이다.
투자은행 안에서도 투자은행 부서가 (Investment Banking Division) 제일 인기 많은데, 왜 금융권 취업을 원하는 사람들이 모두가 가고 싶어 하는지, 이 사람들은 뭘 하는지, 돈은 왜 그렇게 많이 버는지 투자은행 편에서 알아보자.
3. 사모펀드 (Private Equity)

사모펀드 하면 사람들이 보통 나쁜 인식을 갖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 특히나 한국에선 론스타 게이트 등으로 범죄와 연루된 사모펀드가 뇌리에 깊게 박혔을 테니까. 분명 불법적인 방법은 나쁜 게 맞지만 반대로 회생불가 상태의 기업을 좋은 경영전략과 자금조달을 통해 소생시킨 사례도 매우 많다. 사모펀드의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매수한 기업의 가치를 높여야 수익이 난다. 사모펀드의 전략으로는 초기의 유망한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VC(Venture Capital), 회사를 차입 매수하여 회사의 가치를 끌어올린 뒤 더 비싼 값에 파는 LBO (Leveraged Buyout) 전략 등이 있다.
내가 초창기의 우버에 투자한 벤처 캐피털 심사역이었다면 얼마나 좋을까...
4. 헤지펀드 (Hedge Fund)

여러 전략(롱숏, 퀀트, 아비트라지 등)을 통해 주식, 채권 등을 거래하며 수익을 올리는 소수의 팀으로 운영되는 곳이다. 보통 헤지펀드에서는 2/20라고 2%의 수수료를 받고 기대수익보다 초과수익을 올리는 경우 수익의 20%(!)를 가져가는 식으로 정해놓았다 (헤지펀드마다 다르다). 헤지펀드에서도 여러 문제를 일으켰는데 헤지펀드 편에서 자세하게 알아보자. 미국엔 대표적으로 레이 달리오의 Bridgewater Associates, 스티브 코헨의 Point 72 등이 있다.
5. 자산운용사 (Asset Management)

자산운용사는 말 그대로 고객의 자산을 관리해주는 곳이다. AUM (Asset Under Management, 운용자산)에 따라 고객들이 다르다. Vanguard와 BlackRock처럼 AUM이 아주 큰 회사들의 클라이언트들은 연금기관, 대기업, 아니면 자산이 엄~청 많은 개인들이 주 고객들이다. 상대적으로 자산이 적은 개인들을 고객으로 두는 자산운용사도 많다. 자산운용사는 투자유치, 뮤추얼 펀드, ETF 등을 통해 자본을 모아 주식, 채권, 부동산 등에 투자하여 수익을 올리고 수수료를 가져가는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다. 자산운용사 편에서 뮤추얼펀드, 인덱스펀드, ETF에 대해 자세하게 알아보자.
6. 그 외
보험사 (Insurance Companies), 정부기관 (국민연금, 한국은행 등), 증권사 등 여러 가지 금융기관이 있지만 필자가 흥미가 있거나 가고 싶은 분야가 아니기에 포함하지 못했다. 그래도 연관성이 있어 언젠간 다시 이 블로그에서 나올 거 같다.